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잘못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말해서 과실이라고 한다.
메콩강을 무기로 한 중국
티베트 고원에는 주변국으로 흘러드는 주요 하천의 발원지가 있어 자연에서 무료로 얻은 이 이점을 무기로 중국은 하류국을 압박하고 통제하고 있다.
기원전 651년 패권국 제환공은 중원의 제후들을 규구로 소집하였다. 맹자는 고자 편에서 당시 회동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 회동에서 제후들은 희생을 맺고 그 위에 맹세를 했지만 사혈의식은 하지 않았다. 회담을 마친 중원의 주요 8개국 정상들은 대중 앞에서 5가지 합의사항을 선포했는데 그 마지막 조항은 이런 것이다.
제방의 물길을 자신들에게만 유리하게 하지 말고 흉년이 드는 나라에서 곡식을 사들이는 것을 막지 말고 대부업체에 식읍을 하사했다면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없도록 하라. 동맹을 맺은 우리는 그 후 서로 우호적으로 살고 있다.”
규그의 회담은 중원제후 정상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당연히 중원에 속하지 않는 초나라는 초청받지 못했다. 패자인 제나라는 발해에 면한 산동에 있고 진(헌공은 오는 길에 왕실의 조언에 따라 불참하고 돌아갔다), 정, 위, 송, 그리고 기록의 당사자인 노까지 이들 나라 전체를 가로지르는 대강은 중국에 하나밖에 없다. 황하다. 양쯔강, 메콩강과 함께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한 맑은 물의 황하는 동북쪽으로 등을 돌리고 사막 오르도스에서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른 뒤 오르도스의 모래와 관중 지역의 황토를 가득 안고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천둥처럼 남쪽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화산이 대표하는 험준한 바위산을 만나 물길을 바꾸어 동쪽으로 향한다. 함곡관을 지나면 황하의 유속은 현저히 느려져 강폭을 넓히고 동북부 평원을 이리저리 범람하여 황해까지 천천히 흐른다.
정작 당시 사료 『춘추』나 『춘추좌전』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 규구회담의 5개 조항을 전국시대 맹자가 어떤 문헌을 근거로 전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게다가 나머지 조항을 보면 불효자 처벌, 현자 존경, 노인 존경, 관직 세습 금지 등 굳이 주요국 정상회담에서 거론할 만한 화두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만약 맹자가 마음대로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면 규구회담의 핵심 의제는 황하의 수로 통제와 제방 구축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황하, 섬서성 호커우 (2016년)
『춘추』와 『춘추좌전』에는 총 10회의 홍수가 기록되어 있다. 8번은 노( で)로, 그리고 송(宋)과 정(鄭)나라에 각각 1회의 홍수가 기록되어 있다. 춘추는 기본적으로 노나라 역사이므로 자기 나라의 것은 빼놓지 않고 기록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건은 저쪽에서 통보해야 비로소 쓰는 원칙에 입각하므로 정나라와 송나라에서 굳이 알려온 홍수라면 소규모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정나라에서 수천 년에 걸쳐 제방을 쌓으며 평지보다 높아진 황하는 멋대로 흘러 대홍수를 유발했고, 그로 인해 황해까지 가는 길이 아래 사진과 같이 시대마다 바뀌게 되었다. 현재는 발해만으로 빠져나가는데, 이 역시 가장 최근의 대홍수였던 19세기 중엽 청나라 함풍제 시대의 범람에 의한 것인데, 당시 태산 아래로 흘러 중국해로 들어간 물길이 산동의 화북평야를 덮쳐 북쪽의 발해만으로 빠지는 현재와 같은 물길이 된 것이다.
1990년대부터 이 강에 다목적 댐을 건설해 수력발전에 활용하기 시작한 중국은 자국 영토 내에 있는 메콩강 수로에 건설한 댐만 현재 11곳이라고 한다. 2015년 LMC 출범 당시에는 6개의 댐이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 5개나 추가한 것이며 앞으로도 여러 개의 댐을 더 건설할 예정이라고 한다.
2016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베트남은 중국 정부에 윈난성 댐의 수문을 열어달라고 간청했고 중국이 ‘혜택을 주고’ 수문을 열어 방류한 뒤에야 숨통이 트였다고 한다. 상류를 차지한 중국이 유선을 무기처럼 활용하자 바로 밑에 있는 라오스도 덩달아 자신들도 언제 물 부족이 될지 모르는 공포에 서둘러 댐을 건설해 물을 가두고 있다. 중상류 쪽 국가의 이기적인 행동에 남쪽에 있는 태국과 캄보디아 등의 생태계와 메콩강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부들의 삶이 위협받고 대를 이어 살아온 그 기반을 떠난 사람은 18명이나 된다고 한다.
“태국 첸칸과 농카이 지역 어부들은 이미 생계와 삶의 방식을 잃었다”(태국 농카이 지역 마을 부촌장 차이왓 푸라쿤, 연합뉴스, ‘물 무기화’ 중국의 댐 건설에 죽어 가고 있는 메콩강 생태계, 2022년 7월 11일) 15년 전만 해도 메콩강은 매년 230만t의 풍부한 어획량으로 세계 최대 내륙 어업 규모를 과시한 지역이다.
공자는 과가 단순 과실로 끝나느냐, 아니면 중대 과실의 범죄가 되느냐의 관건은 반성과 고치는 데 있다고 말한다. 공자는 자신들의 후예가 하고 있는 이런 행동에 실망했을 것이다. 중국이라는 강대국이 웅장하게 세계에 내놓은 육상과 해상을 망라하는 일대일 사업이 어렵게 참여한 나라의 피를 빨아들여 지친 친구들의 이권을 차지하는 사업이었음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황하라는 거대한 하천으로 인한 피해와 백성들의 고통을 스스로 수천 년 동안 겪어온 이들이 다름 아닌 물을 무기로 삼는 행동은 단순한 실수도 아니고 매우 나쁘고 고의적이며 악의적인 중대 범죄이며 중국은 미국의 행동에 항변하며 분노하지만 그들도 곳곳에서 인심을 잃고 있는 이유도 근거 없는 미움이 아니다.
15.30. 자왈: “과이불개, 이른바 과의.” 어어. 위영공.30. 자왈: “과들개, 데모과의.”